신세계로 불똥 튄 '정용진 멸공'

입력 2022-01-10 17:44   수정 2022-01-11 01:38

중국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그룹 계열사 주가가 10일 급락했다. ‘멸공’ 발언과 ‘시진핑 주석 사진’ 등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촉발한 SNS 논란의 유탄을 맞았다.

신세계는 이날 6.8% 떨어진 2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백화점 사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데도 이례적인 급락세를 보였다. 100% 자회사인 신세계디에프(면세점)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42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신세계디에프는 중국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SNS에 서울 명동 인기 음식점 동영상을 잇달아 올리며 ‘그리움’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이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신세계가 지분 45.76%를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이날 5.34% 떨어진 13만3000원에 거래가 종료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 내 온라인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현지 시장을 공략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과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 계열과 신세계 계열을 맡아 경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7년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했지만, 이번 논란이 중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여동생의 사업에 악재가 된 셈이다. 이마트 1대주주(18.75%)인 정 부회장은 신세계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오늘 급락한 신세계 계열사들은 중국 사업이 실패할 경우 확장성이 크게 제한되며 내수 시장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정치적 발언에 대해 ‘개인 자격’을 강조했지만 현실적인 고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 진출하거나 투자한 다른 기업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주변에 “더 이상 멸공 관련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신세계 관계자가 전했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이마트 사업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마트는 현재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쓱닷컴 상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를 24시간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여당이 태도를 전향적으로 바꿔 발의했지만 정 부회장이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서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개정안 처리는 국내 할인점업계의 숙원사업이다.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계열사 쓱닷컴에도 이번 논란이 밸류에이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찬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자는 기업과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위해 일할 의무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회사에 주는 부담을 피하도록 지혜롭게 처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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